생명의 시작에 관한 윤리적 문제에 대해 생각해보기
낙태
중학생 때 성교육시간에 낙태라는 단어를 처음 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때는 그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확하게 알기보다는 내가 알고 있는 아주 소중하고 귀여운 존재인 ‘아기’를 죽인다는 행위라고 생각했고, 그 생각에 사로잡혀 낙태는 무조건적으로 금기시해야 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대학생 때 친구에게 자신의 다른 친구가 원하지 않는 임신으로 낙태를 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내가 기사로만 접했던 낙태라는 행위가 흔하지 않은 일이 아니며 나와 내 또래의 여자들에게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최근에 페미니즘이라는 단어가 대두되면서 낙태문제도 많이 거론되었고 낙태는 무조건적으로 하면 안된다고 생각했던 내 생각에도 변화가 생기기 시작하였다. 임신을 한 여성이 자신의 몸에 관한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한 인간으로서 내 몸과 추후 나의 생활을 위해 임신을 끝내려고 낙태를 선택한다면 이것이 무조건적으로 비난받아야할 일인가? 또한 아직 태어나지도 않고 제대로 갖추어지지도 않은 태아를 죽였을 때 이것을 살인(殺人)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까? 왜 임신은 남녀가 같이 하면서 낙태에 관한 책임과 고통은 오롯이 여자만 짊어지게 하는 경우가 많은 것인가? 등등 여러 가지 생각들이 들면서 점점 더 머릿속이 복잡해져 갔다.
아직도 낙태에 관해 아직도 많은 논쟁이 일어나고 있으며 여러 가지 관점에서 다양한 시각으로 낙태를 바라보고 있다. 생명 윤리적 관점, 공리주의적 관점, 도덕 의무론적 관점, 페미니즘적 관점 등 확실하게 정답이 정해지지 않은 채 끝나지 않는 무한궤도를 돌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지금 내 관점에서 낙태는 이것이 옳고 그르다 라는 흑백논리적인 관점을 벗어나서 원하지 않는 임신이 일어나지 않도록 국가, 사회적인 차원에서 제도와 교육의 개선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며 굳이 찬반으로 나눠서 생각하자면 나는 낙태를 불법적인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임산부를 임신한 여자이기 이전에 자신의 몸에 관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인간으로 생각하여 자신의 필요에 의해 하는 낙태를 해도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직은 무엇이 비윤리적이고 어디까지가 윤리적인지, 사회적으로 수용될 수 있는 범위인지 정해진 기준이 없기에 무조건적으로 낙태를 해도 된다는 뜻은 아니지만 앞으로도 이런 제도와 기준을 세우기 위한 더 많은 논쟁을 해야 하며 여러 가지 입장에서 이것을 다루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간복제
초등학생 때 황우석박사의 줄기세포 배양실험 성공이라는 뉴스로 대한민국이 들썩거렸고 유전자 복제와 줄기세포라는 기술에 대해 처음 접하게 되었다. 어린 마음에 그냥 사람들이 대단한 업적이라고 하면서 언론에서 대대적으로 보도하는 기사들을 보고 단순하게 사람이 아닌 동물을 복제할 수 있는 기술이 나타났다는 생각만 들었던 기억이 난다. 세월이 지나 과거에 그렇게나 대단하다면서 치켜세웠던 기술이 거짓이라는 사실이 밝혀졌을 때도 큰 충격을 받지 않았고 나와는 크게 상관없는 일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간호사로 일하면서 한 선배가 자신이 보았던 영화에 관해 이야기를 해주었고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줄기세포복제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영화의 제목은 ‘마이시스터즈 키퍼’이며 언니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줄기세포가 필요했던 부모님이 유전자 조합을 통해 배아세포를 만들어서 인공수정을 통해 동생을 임신하여 낳아 그 동생의 줄기세포로 언니의 병을 치료하는 이야기가 영화의 내용이다. 이 내용을 들으면서 사람이 이렇게까지 잔인할 수 있구나 라는 생각을 했었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는 명언처럼 사람은 생각을 하는 동물이다. 점점 성숙해지면서 신체적인 발달도 일어나지만 그에 못지않게 정신적인 발달도 같이 일어나며 한 인격체로 성숙해져 간다. 이런 인격체로서의 인간의 존재이유를 무시한 채로 그 동생을 만들겠다고 다짐했을 때부터 이 부모들은 비윤리적인 행위를 했다고 생각한다. 인간복제에 관한 찬반의 입장을 떠나서 이런 이유로 인해 과학적인 기술인 줄기세포복제를 이용해 생명을 만든다는 것은 지금 내 입장에서는 절대 수용할 수 없다.
결론은 이렇게 영화와 비슷한 목적으로 관련된 과학기술이 이용되는 것은 생명의 존엄성에 위배되는 일이기 때문에 인정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확실한 기준이 없기 때문에 잘 모르겠지만 낙태와 마찬가지로 인간복제문제 또한 계속 논쟁되고 다양한 관점으로 다루어야 될 문제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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